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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전국민 파파라치 시대!




오늘부터 차량용 블랙박스 동호회로부터의 전 국민 교통법규 감시체계에 들어간다(8만개 블랙박스감시단 오늘부터 활동)

초등학교 때 사회수업시간에 "공산당에서는 주민들이 서로를 감시하며 여차하면 신고하는 빌어먹을 시스템이 존재한다" 라는 것을 배운 것 같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 때 우리 선생님께서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이런 공산당이 어찌 행복하며, 이상을 추구할 수 있겠느냐며 한탄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내년 북한 초등학교에서 "남한에서는 10만명의 자원봉사 감시단(블랙박스 동호회)이 활동하면서 전 국민의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감시 및 신고 체계가 존재한다"며, 어찌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남조선이 김정일 대장이 지휘하는 북조선보다 행복할 수 있겠냐며 한탄하는 모습을 볼 초등학생이 생길 것이다.

물론 필자 역시 운전을 하며, 내 앞 차가 불법 U턴을 한다거나, 불이 붙은 담배꽁초를 밖으로 획~ 던질 때는 검지손가락에 힘을 주고 손가락질을 해댄다.  하지만!! 이 장면을 누군가가 항상 찍고있다면?.. 글쎄...

우리나라 고속도로를 달리면 많은 수의 속도위반 감시용 카메라가 존재한다.  물론 그 중에는 가짜카메라도 있으며, 진짜 일을하고있는 카메라도 존재한다.  이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진짜 단속용 카메라가 있을 때는 200m, 300m 전에 노란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단속 카메라가 존재함을 미리 알려준다.  그리고 일반 국도에서도 카메라가  달려있으면 신호단속용인지, 교통정보 수집용인지 표시를 해 둔다.  운전자들은 이 표지를 보고(혹은 적어도 카메라가 있음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단속을 피할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  혹은 이 표지판이나 카메라를 보고 속도위반, 신호위반 등을 하지 않기도 한다.
한 고속도로의 표지판

그런데... 8만명의 블랙박스 동호회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찍은 영상을 이용해 다른 차량을 신고하겠다고 한다.  블랙박스를 단 차량을 주행 중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카메라 구멍을 달리는 차 안에서 찾기가 쉬운일도 아니다.  

물론 이렇게 대대적인 파파라치 활동으로인해 과속, 신호위반이 줄어들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내 주변에 있는 차들이 내 차를 나 몰래 촬영중이기 때문에 신호를 지키는 것은 초등학교에서 반장이 칠판에 이름적을까봐 쉬는시간에 친구들과 뛰어놀지 못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블랙박스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방법도 있다.  본인 차의 블랙박스 촬영데이터와 GPS를 통해 받은 본인의 위치정보를 조합해서 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목격자가 없는 교통사고 분석을 위한 데이터로 사용한다면 어떤가?  억울하게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은 확실한 증거물 확보가 가장 어려운 일인데, 이러한 데이터가 있다면 8만명의 블랙박스 동호회 회원들의 블랙박스는 정말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물론 본인들의 이동경로를 공개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만약 블랙박스 동호인들이 자신의 이동경로에 대한 공개를 거부한다면 이들은 다른 차량을 촬영하여 얻어낸 교통법규 위반 차량에 대한 신고를 할 권리도 없는 것이다. 

이들은 그저 남에게 피해만을 주는 삼류 파파라치에 불과한 것이다.

교통법규는 지켜야 한다.  하지만 전 국민이 서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이러한 상황은 오지 말았어야 한다.

얼마 전 "오빠믿지?" 라는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 때문에 네티즌들이 분노한 적이 있다.  이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본인"의 위치정보를 여자친구, 아내, 남자친구, 남편에게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부적절한(?)행동을 알리게 되어 불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하며, 모두가 설치를 거부했다. 

과연 블랙박스 파파라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을 수 있다면, 이는 무한개인주의로 뒤덮힌 대한민국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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